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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영어전문가가 보는 아이들 영어 교육에 대한 단상

by brisling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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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어 교육 전문가다.

음.. 언어 교육 전문가라고 해야 하는 것이 더 맞겠다.

한국어와 영어 도합 대략 20년의 경력이 있으니 말이다.

1/3은 한국어 나머지는 영어 교육의 경력이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보다는 대부분 중고등생 또한 대학교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다.

초등생 이하 아이들을 가르친 경력은 거의 없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초등학생들을 접해 보았다.

영유와 영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을 다닌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첫 번째로 놀란 점은 확실히 발음이다.

critical period가설에서 결코 뒤집을 수 없는 부분이 발음에 대한 것인데 어릴 때 접하면 접할수록 발음은 확실히 좋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그 아이들의 언어에 대한 직관이다. 하지만 아직 interlanguge 수준이라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심지어 circumlocution, 돌려말하기도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놀란 것은 그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직관의 확실성 정도이다.

외국인처럼 자유자재로 어느정도는 구사하나, 에러가 포함되어 있는 문장이 꽤 있는데 뭐가 어떻게 틀렸는지를 모른다. 어색한 한국어를 듣고 이유는 모르지만 바르게 고칠 수 있는 한국어 직관을 100%라고 했을 때, 영어에 대한 직관은 50-60%정도인 듯하다. 아마 한국에서 사는데에서 오는 노출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나는 듯하다. (물론 이건 개개인마다 다르고 더 직관이 뛰어난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뛰어난 아이들 몇몇을 제외하면 보통의 아이들의 경우 이렇다.)

이런 상황에서 나머지 50%를 채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꾸준한 영어에 대한 노출이면 좋겠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들어가야 하는 시점에 이 50%를 효율적으로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영문법이다. 다르게 말하면, 이들이 아는 직관적인 영어와 영문법이라는 점을 이어주는 connecting dots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영문법을 다룰 필요가 있다. 영어로 다룬다면야 물론 더할 나위 없겠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식 영문법을 배워야 중고등학교 및 대학 수능에 적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식 영문법을 배우는 것이 낫다. 하지만 단순하게 암기하는 식으로 처음부터 접근하면 영문법이 싫어질 뿐이다. 영문법의 바탕에는 반드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개념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적용하며 적용의 확장과 예외를 외워 나가는 식으로의 영문법을 배우는데에도 순서가 있다.

난 영문법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 아니다. 말과 글의 존재의 이유가 의사소통이라면 그 의사소통을 오해없이 바르게 해 주도록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며, 그 정확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법칙, 즉 문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기 위한 문법은 필수 존재이다. 마치 한국어도 마찬가지로 한국어 문법을 배우는 것은 바르게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함이기 때문과 상통한다.

영문법을 위한 영문법, 시험을 위한 영문법은 한국에 산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것을 알아 주었으면 한다.

 

문제는 영문법에 대한 접근.

문법을 위한 문법이 아니라 실제 영작에 도움이 되고 정확한 의미 해석에 도움이 되는 영문법을 접근방향으로 해서 가르친다면 결코 나쁠 이유가 없다.

나의 아이들은 아직 어리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배우는 영어와 영어 동영상을 가끔 보는 것 이외에는 영어에 대한 공부나 강요는 없다. 단, 한글책은 많이 읽히려고 노력한다.

결국 한국어도 언어이고 영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감과 논리력 없이 뛰어난 영어실력만 갖춘 것은 빛좋은 개살구이기 때문이다.

언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동영상으로 영어노출은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한국어를 좀 더 쌓고 모국어에 대한 감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강요가 없는 것이다.

이 상태로 영어 유치원에 가봤자 유치원 학생들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물론 발음은 더 좋아지겠지만)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내가 우리 아이들의 영어 교육을 시킬 자신은 사실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나의 교육관대로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은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에 무엇을 두어야 하는지.. 에 대해서 말이다.

무엇보다 생각을 키우는데는 모국어가 우선이다.

모국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때인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에 영어를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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